제11장 노모품(老耄品) 늙음의 장
146
何喜何笑 命常熾然 하희하소 명상치연 :
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데
深蔽幽冥 不如求錠 심폐유명 불여구정 :
그대는 암흑에 둘러싸인 채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는가.
147
見身形範 倚以爲安 견신형범 의이위안 :
보라, 이 꾸며 놓은 몸뚱이를 육신은 상처 덩어리에 불과한 것
多想致病 豈知非眞 다상치병 기지비진 :
병치레 끊일 새 없고 욕망에 타오르고, 단단하지도 영원하지도 못한 껍데기
148
老則色衰 所病自壞 노즉색쇠 소병자괴 :
이 몸은 늙어서 시들고, 터지기 쉬운 질병의 주머니
形敗腐朽 命終自然 형패부후 명종자연 :
썩은 육신은 마디마디 흩어지고,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끝난다.
149
身死神徒 如御棄車 신사신도 여어기거 :
목숨이 다해 정신이 떠나면 가을 들녘에 버려진 표주박
肉消骨散 身何可怙 육소골산 신하가호 :
살은 썩고 흰 뼈다귀만 뒹굴 텐데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?
150
身爲如城 骨幹育塗 신위여성 골간육도 :
뼈로써 성곽을 이루고 살과 피로 포장이 되었다.
生至老死 但藏恚慢 생지노사 단장에만 :
그 안에 늙음과 죽음 자만과 거짓이 도사리고 있다
151
老則形變 喩如故車 노즉형변 유여고거 :
화려한 왕의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,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
法能除苦 宣以力學 법능제고 선이력학 :
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. 선한 사람들끼리 진리를 말하므로
152
人之無聞 老苦特牛 인지무문 노고특우 :
배움이 적은 사람은 황소처럼 늙어간다.
但長肌肥 無有福慧 단장기비 무유복혜 :
육신의 살은 찌지만 그의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
153
生死有無量 往來無端緖 생사유무량 왕래무단서 :
이 집 지은 이를 찾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였지만
求於屋舍者 數數受胞胎 구어옥사자 수수수포태 :
찾지 못한 채 여러 생을 보냈다. 생존은 어느 것이나 괴로움이었다.
154
以觀此屋 更無造舍 이관차옥 갱무조사 :
집을 지은 이여 이제 그대를 알게 되었다.
梁棧已壞 臺閣摧折 양잔이괴 대각최절 :
그대는 또다시 집을 짓지 않으리, 기둥은 부러지고 서까래는 내려앉았다.
心已離行 中間已滅 심이이행 중간이멸 :
마음은 만물에서 떠나고 육체의 욕망은 말끔히 씻어 버렸으니
155
不修梵行 又不富財 불수범행 우불부재 :
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,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
老如白鷺 守伺空池 노여백로 수사공지 :
고기 없는 못가의 늙은 백로처럼 쓸쓸히 죽어 갈 것이다.
156
旣不守戒 又不積財 기불수계 우불적재 :
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,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
老羸氣竭 思故何逮 노리기갈 사고하체 :
부러진 활처럼 쓰러져 누워, 부질없이 지난날을 탄식하리라.
*역주 : 이 집이란 육체를 뜻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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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 시 판
